2017년 3월 19일 일요일

애니메이터의 샷 계획 및 구상(shot approach)

다음글은 애니메이터 이문성의 카페글을 소개합니다.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되어 옮겨왔습니다.
원문의 링크는 http://cafe.naver.com/moonsunglee/15 입니다.


애니메이터로서 일하면서 실제 샷을 부여받았을때, 어떠한 과정을 통해 작업을 해야하는가, 이것을 샷 어프로치(shot approach)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애니메이터에게 주어지는 것은 스토리보드와 다이얼로그 트랙, 그리고 레이아웃 패스이다. 이것을 가지고 애니메이터는 샷을 효과적으로 재미있게 애니메이션해야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샷 어프로치가 제대로 계획되지 않은 상태에서 컴퓨터를 바로 잡는 것은 시간 낭비의 지름길이다.  최악의 경우 샷을 두번 세번 이상 다시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샷을 준비하면서 애니메이터는 항상 언제나 다음의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Q1] 이 샷이 스토리 전체에서 어느 부분에 위치하는가?(where does the shot lie in the story?) 

A]  스토리는 일반적으로 3막구성을 통해 점차적으로 긴장도가 증가되고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클라이맥스의 해결에 따라 엔딩으로 향하는 기본적인 형태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전체적 스토리의 극적 요소를 곡선 그래프로 그렸을때 시작에서부터 완만한 곡선을 통해 클라이맥스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그리고 해결을 통해 급격하게 엔딩으로 떨어지는 곡선을 가지게 된다.  우리가 받은 샷은 이 곡선상 어느 한 부분에 위치하는 것이고 샷이 2초든 10초든 그 안에서 이러한 스토리 곡선이 샷에서 나타나야만 한다.  지금 연기하는 캐릭터가 클라이맥스에 있는가 아니면 처음 부분에 있는가에 따라 캐릭터의 연기하는 스타일과 속도등도 달라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애니메이터가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지금 내가 작업하는 샷이 전체 스토리의 어느 부분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Q2], 이 샷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what's the point of the shot?)

A] 영화/애니메이션은 스토리텔링이다.  수십개의 동영상 클립들을 연결해서 관객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예술테크닉이다. 그러므로 각각의 샷들은 관객에게 스토리의 일부를 전달하는 요소들이다.  스토리를 전달하는 목적이 없는 샷이라면 존재의 가치가 없는 샷이다.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샷 안에서 컴퍼지션과 카메라 앵글/동작, 화면 디자인을 통해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고, 라이팅 아티스트는 조명과 색채대비를 통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캐릭터 애니메이터는 캐릭터의 연기를 통해서 스토리를 전달한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샷이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방법이 아주 유치하고 진부하더라도 관객에게 샷이 전달해야 하는 스토리의 일부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면 최소한의 역할은 다 한 것이다.  그러므로 항상 이 샷이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염두에 두고 애니메이션을 해서 관객이 혼란스럽지 않게 그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Q3] 내 캐릭터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what's my character thinking?)

A] 캐릭터는 언제나 어떤 경우에나 그 캐릭터 내면의, 캐릭터 자신의 영혼과 생각에 의해서 동작을 해야한다.  장면에서 나(애니메이터)가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캐릭터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만일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생각에 따라 캐릭터을 움직이게 한다면, 그 애니메이터가 작업하는 어떤 캐릭터라도 다 똑같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캐릭터의 성격을 깊숙히 파악해서 캐릭터의 생각을 외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애니메이터의 임무이다.


Q4] 나는 이 샷을 내 머리속에서 완전히 그려낼 수 있는가?(am I visualizing the shot completely?)

A] 머리속에서만 하든, 떰네일 스케치를 하든, 비디오 자료를 쓰던간에 샷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장면을 틀림없이 사전에 구상하여야 한다.  많은 애니메이터들이 스스로 수십/수백번의 연기를 거쳐 아무리 반복해도 같은 연기가 나올때까지 샷의 장면을 머릿속에/종이위에 각인한다.  이 작업이 불충분한 상태에서 작업에 들어가면 중간중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샷을 결코 제시간에 끝낼 수 없다.  보다 구체적인 문제이겠지만, 샷안에서 내 캐릭터가 어떤 타이밍에 화면내에서 어떤 위치로 움직일 것인가를 완전히 구상해 내야만 한다.


Q5] 나는 참고자료들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는가?(Am I taking advantage of reference material?)

A]아주 경험있고 재능있는 극소수의 애니메이터들만이 아무것도 안하고 의자에 앉아서 다이얼로그 트랙을 눈을 감고 듣기만 하면서 머릿속에서 준비작업을 마칠 수 있다.  다른 대부분의 애니메이터들은 비디오로 자기 자신의 액팅을 찍기도 하고, 아주 세분화된 동작의 포즈 그림들을 그리기도 하고, 다른 연기자의 클립들을 분석하기도 하는 과정을 통해서 다른 매체를 가이드로 하여 작업한다.


Q6] 나의 연기 선택이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법인가?(Is my vision of the shot the most entertaining way?)

A]애니메이터의 임무,  샷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가장 재미있고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어떤 애니메이터들은 그야말로 대사 하나하나를 동작으로 옮겨서 지루하고 진부한 방법으로 샷을 전달하는가 하면(이렇게 한다 할지라도 내용을 헷갈리게 전달하는 애니메이터들보다는 나은 것이다.)  어떤 애니메이터는 정말 기발하고 독창적인 연기 초이스(acting choice)로 샷의 스토리를 전달한다.  만일 지루한 샷이 계속 반복되면 관객은 스토리에 흥미를 잃고 다른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발이 미끄러지나.. 캐릭터의 모델링이 어디 잘못되었나.. 텍스쳐가 늘어나나..등등) 매 샷마다 관객의 흥미를 사로잡고 있다가 그 끈을 다음 샷으로 넘기는 것이 애니메이터에게 필요한 중요한 능력이다.


디즈니의 애니메이터들은 통상적으로 주어진 시간의 반은 이렇게 샷을 계획하는데에 쓰고 나머지 반을 실제 캐릭터를 애니메이팅하는데 쓴다고 한다.  캐릭터의 동작을 자연스럽게 하는 것(여러가지 애니메이션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기본적인 것에 불과하다.  훌륭한 애니메이터가 되는 길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연기자가 되는 것이고 이것은 위의 샷 어프로치 질문들을 항상 언제나 자기 머릿속에 던지고 답하는 과정을 통해서만이 이루어낼 수 있는 것이다.


--Pixar animator Jimmy Hayward의 강의를 기초로 저술하였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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